취미로 책 읽기
서두르다 잃어버린 머뭇거리다 놓쳐버린서두르다 잃어버린 머뭇거리다 놓쳐버린 - 10점
고든 리빙스턴 지음, 공경희 옮김/리더스북


돌아온 고든 리빙스턴, 전작과 비교

http://elcamino.namoweb.net/tc/books2010-06-21T07:21:020.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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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리빙스턴의 전작

우연히 들어간 알라딘 사이트에서 고든 리빙스턴이란 이름을 보자마자 필자의 가슴이 뛰었다. 전작 <너무 일찍 나이 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주1>을 너무나 소중히 아껴보았기 때문이다. 마음에 오는 구절을 노트에 옮겨적다 팔이 아파 고생했던 기억도 생생하고. 다만 그 후속으로 나온 <너무 일찍 나이 들어버린 너무 늦게 깨달아버린 2>는 1편의 인기에 영합해 나온, 좀 부실한 느낌이어서 실망했던 기억도 났다. 2편이 아니었다면 3초간의 망설임 없이 바로 주문했을텐데!

이 책의 원제는 전작에 비해 조금 밋밋하다. How to love. 편집자도 그렇게 느꼈는 지 우리말 제목은 전작과 라임을 맞춰 바꾼 듯 하다. 전작의 제목만큼 강한 느낌은 아니지만 잘 뽑은 제목인 듯 싶다.

여기서도 전작과 같은 정중하면서도 자상한 어투를 발견할 수 있다. 비록 책 날개에 나온 저자의 사진은 전작을 읽으며 필자가 상상한 모습과 조금 다르긴 했지만, 여전히 두 아들을 먼저 보내야했던 할아버지의 조심스런 배려가 묻어난다. 이는 물론 한국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역자와 편집자의 수고 덕분이기도 하겠다.

전작은 인생 전반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번 책은 범위를 좁혀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물론 흔한 연애 메뉴얼은 아니다. 이 할아버지는 젊은 사람들이 흔히 꿈꾸는 낭만적이고 맹목적인 사랑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아픈 말일 줄 알면서도 젊은 이들을 아끼는 마음에서 몇 번의 심호흡 후에 꺼내놓는 말처럼 저자의 따뜻한 진심이 느껴진다.



사랑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이 책의 꽤 많은 부분은 인생의 반려자로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설명하는 데 할애한다. 물론 직업이나 연봉같은 얇팍한 조건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심리적으로 매우 뒤틀려 있어서 사랑만으로는 치유할 수 없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이들은 상대에게 해를 입히고 종내는 관계를 파탄에 빠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광기가 사랑의 탈을 쓰고 있을 때는 너무나 정열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위험한 관계에 쉽게 빠져든다. 그들의 치명적인 단점이 보이기 시작할 때마저도 이들은 '사랑하니까 극복할 수 있어'란 동화적인 희망에 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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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프렌드>의 소스케 역, 니키시도 료

필자는 최근 일본 드라마 '라스프 프렌드'를 본 적이 있다. 말할 거리가 많은 드라마지만 이 책과 관련해서 이야기하기 위해 니시키도 료가 맡았던 소스케 역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소스케는 의처증을 보이며 자신의 여자친구를 구속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폭력도 서슴치 않는캐릭터다. 상대 미치루 뿐 아니라, 미치루를 그에게서 보호하려는 친구들에게까지 폭력을 휘두르며 미치루를 그의 곁에 두려는 집착을 가진 인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구청의 사회복지사로 아이들에게는 매우 친절하다. 어른들에게서 버림받고 결핍되어 자란 인물이기에 그런 아이들에게지애를 느끼는 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미치루에게도 매우 친절하고 따뜻하다. 먼저 퇴근하면 몇 시간이고 미치루의용실 앞에서 기다리기도 하고, 미치루가 좋아하는 램프도 구비한다. 그러나 미치루가 자신 외의 것에서 행복을 찾는 것,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절대 용서치 못한다. 결국 소스케는 자신이 죽지 않고서는 자신이 미치루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지 못해 그녀를 괴롭힐 것을 깨닫고 자살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소스케처럼, 이 책에서 '피해야 할 사람'으로 지명되는 사람들은 전문가의 도움이 먼저 필요한 사람들이다. 전문 지식과 물질적 보상도 없이 사랑만으로 감쌀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는 마치 알래스카 야생 곰에게 빠져 이름까지 지어주고 같이 아끼며 살려다 오히려 그 곰에게 잡아먹힌 환경론자와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 밖에도 이 책은 '웨딩케이크는 세상에서 갖아 위험한 음식이다', '좋은 이별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돈으로 행복을 사지는 못해도 행복을 빌릴 수는 있다' 등의 제목 아래 진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코 퍽퍽하고 구질구질한 현실을 들이밀어 사랑의 의욕을 꺾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런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 나도 이런 사람 찾아야겠다, 나도 이런 사람이 되야겠다'라는 희망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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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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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
  1. 개인적으로는 원제 Too soon old, too late smart를 더 좋아한다. [Back]
2010/06/21 16:19 2010/06/2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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