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책 읽기

기쁨의 천마일

2009/08/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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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수, 이덴슬리벨, 2006)
여행을 좋아하고 책도 좋아하니까 사람들은 여행기를 많이 읽을거라 생각하나 보다.사실 나는 여행기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다.해외여행이 자유화 된 지 10년 즈음 될 무렵부터 너도나도 비행기 탔다는 사람마다 책을 내는 것 같았다.내 주변에도 "넌 여행 다녀왔는 데 책 안 내?"하고 농담 반 진담 반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물론 여행기 중엔 한비야씨나 김남희씨처럼 아직도 우리에게 낯선 곳으로 깊숙히 들어갔다 오고,그 곳에서 현지인들과 관광객-상인 이상의 교류를 하며 진한 사색을 호들갑스럽지 않게 잘 다듬어 놓은 책들도 꽤 된다.그렇지만, 아쉽게도 요 근래는 그런 책들을 구별해내기가 참 어려울 정도로 여행기들이 쏟아져나왔고,1,2달 다녀와서(물론 물리적 시간이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지만) 깊은 성찰없이 갔던 곳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힘들었던 몇 가지를 들어 엄살을 떨고, 만났던 외국인 친구 자랑하기로 끝나는 책들이 많았다.(물론 이렇게 말하는 나도 그들보다 더 잘 쓸 자신이 없다. 그래서 책 낼 생각이 없다)
문학쪽(PL 900번대) 책장이 왠지 시큰둥해서 앞쪽(D? 계열)로 걸어가다가 우연히 만난 책이다.아프리카.아직 사람들이 발길이 많이 닿지 않았을 것 같은 그 곳.그 곳을 닮지 않았을까 싶은 단순한 일러스트와 캘리그래피로 이루어진 표지.
사실 책날개만 보았을 때는 1년 100만원이란 설명에 '쳇, 또 나 돈 아끼면서 다녀왔어요 자랑하는 책인가?' 하는 마음이 들었었다. 그렇지만 몇 장 넘기는 데 NGO에 관한 이야기들,일본과 유럽 국가들과 아프리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고 끌려서 읽게 되었다.나중에 알고보니, 이 청년(81년 생. 나와 별 나이차가 없는 청년이다) 여행도중 한국에 들어와 다니던 대학교를 자퇴하고 첫 아프리카의 한국인 정치학과 유학생이 되었고, 지금은 '아프리카 청년회'라는 NGO를 창립해 꾸려가고 있다. 그는 책 내내, 아프리카가 어떻게 자신을 변화시켰는 지 이야기한다. 그는 아프리카를 자신을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묘사한다.
세계시민. 나는 그에게 세계시민 훈장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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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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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0 15:43 2009/08/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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