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책 읽기

여행, 色에 물들다

2009/09/02 21:19
User image
(강미승, 장성철 감수, 눈과마음, 2008)
색에 물들다.
그 제목처럼 사진 한 장 한 장이 높은 채도로 눈을 사로잡는다.
구도 역시 절묘하다. 아무 한 장이나 가져다가 엽서로 해도 탁월할 것이다.
다 읽고나서 보니 역시나 이 지은이도 범상치 않은 인물이다.

‘No rules, Like Wind’란 모토 아래 ‘fridea’ 혹은 ‘뿌리다’란 별칭으로 불린다. 언제나 글을 쓰고, 때론 그림을 그리고, 가끔 사진을 찍고, 필요에 따라 디자인도 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99년 일간스포츠 명예 기자로 시작해 여러 잡지에서 왕성한 프리랜서 활동을 하다가 , , 등에서 패션 & 피처 에디터로 활동했다. 더 이상 잡지사에 소속된 채로 잠식되고 싶지 않아 2007년, 여행을 핑계로 프리를 선언했다. 온&오프라인 숍 의 스타일 및 비주얼 PD를 거쳐 잡지 과 , , , 를 비롯해 브랜드 <버커루>와 , <현대카드>, 제작물 등을 만들어왔다.

그렇지만 그의 사진들만 나를 사로잡은 건 아니었다.
혼자 여행하는 여자가 여행을 하며 남긴 글이기에
충분히 공감가는 이야긱들이었다.

특히 너무나 내 마음을 읽은 듯한 구절 때문에,
나는 한 페이지 가까운 글을 수고로이 내 노트에 다 옮겨적었다.
믿기 어렵겠지만,
단 한 번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적은 없었다.
평생 배낭여해자로 살고 싶다는 생각도 갖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돌아갈 일상이 있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을 때의 일이다.
그 일상은 가끔은 무료하며,
매너리즘에 허덕이기도 하고,
성취감으로 비명을 지르다가도 뭔가에 쫓기기도 하는 순간들이다.
때론 금은 보화를 얻은 듯 마냥행복하기도 하지만
주체하지 못할 만큼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여행을 택했지만,
여행의 고단함은
의미없어 보이던 일사도 아름답다고 말해줬다.
승부욕과 질투심에 나를 잃어가던 내게
어디나 사람 사는 건 똑같다며 조바심내지 말라고 안심시켜줬다.
가을하늘이라 하기 손색없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태양빛을 받으며 스페인에서 그리워했던 햇살을 떠올리고,
기적의 분수 앞에서, 빈에서, 쉼라에서 흘렸던 눈물들을 기억해본다.
일상이 있기에 떠날 수 있었던 여행이었고,
그 여행 덕분에 일상이 감사했던 시간들.
아무리 투덜대고 응석을 부려도 사실 나는 알고있다. 내가 참 축복받은 이라는 것을.

Writer profile
author image
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9/09/02 21:19 2009/09/02 21:19
TAG , ,

Trackback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