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책 읽기
한글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최경봉, 시정곤, 박영준, 책과함께, 2008)

책 제목이 반을 먹고 들어간다는데 이 책의 제목이 좀 더 자극적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 만큼 좋은 책이었다. 책의 서문부터 '나는 학교에 간다'를 한글이 없다면 어떻게 표기했을까라는 재미있는 상상으로 독자를 한글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이 책의 가치는 흔히 한글에 관한 글에서 볼 수 있는 '세계 최고의 글'이란 찬사만 늘어놓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리를 정확하게 옮겨놓을 수 있도록 음운학을 철저히 바탕한 글자라는 점은 분명히 '세계 최고'이다. 하지만 우리가 알려하지 않는 한글의 한계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특히나 음소문자이지만 음절문자처럼 음절을 모아쓰는 특징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한글의 목적이 애초에 한자의 음을 표기해서 위해서였기 때문이었고, 또한 그 글자꼴 역시 한자의 네모꼴을 빌려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한글의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무작정 찬미하는 면이 없잖아 있었다. 왜 그렇게 시각디자이너들이 영어를 남발하는 지 생각해본 적 있는지? 한글의 ㄱㄴㄷ 하나 하나씩을 보면 분명 기하학적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지금 쓰듯이 모아쓰기를 하면 '그'자 처럼 간단한 모양도 '값'같은 복잡한 모양도 같은 크기의 네모틀에 넣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불편해질 수 밖에 없다.

한글을 통한 문화확산에 대한 이야기도 재밌다.
반포 오십여년만에 향촌의 일반 백성, 노비, 부녀자, 어린이들까지도 익힐 수 있었던 상황을 문헌을 통해 확인시켜준다. 아직도 높은 문맹률때문에 고생하는 나라들이 많다. 굳이 먼 제3세계까지 않더라도 옆나라 중국만 해도 그렇다. 그런데 우리는 양반부터 노비까지 모든 계층에서 글을 통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상황이 15세기부터 가능했다는 점은 자부심을 가져도 되지 않을까?

Writer profile
author image
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09/10/12 15:08 2009/10/12 15:08

Trackback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조은정 2010/05/24 22: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ㅇㅎㄹ헝러ㅏㅓㄴ;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