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책 읽기
도시 심리학

(하지연, 해냄, 2009)

인간이라면 누구나 심리학에 빠지기 마련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니까.
그래서 필자도 한 때 심리학에 관련된 대중서는 죄다 찾아 읽었고, 심리학개론 수업까지 들었다. 그러길 몇 달, 이제는 웬만한 심리학 도서에는 흔들리지 않는다. 대중서에 나오는 심리학은 천편일률적이기 때문에 3권 정도만 읽으면 새로운 내용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도 나는 별로 흔들리지 않았다. 또 뻔한 실험, 이론이 나오겠구나 싶어서 읽을 마음이 없었다. 그러나 나 역시 '이 책 좋더라'라는 소리 3번 이상 들으니 안 흔들릴 수 없는 존재였다.

노래방

칸칸이 나뉘어 들어가는 노래방

새롭지 않은 내용, 새로운 적용

역시 새로울 건 없었다. 보았던 이론과 보았던 실험에 기초하는 내용들. 그러나 그 적용은 사뭇 신선하다. 도시 심리학이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생활에 적용된 분야는 '메신저', '노래방', '회식 자리'다.

로그인 했으면서도 '자리비움' 혹은 '오프라인'으로 있는 상태로 있어 본 적, 혹은 상대가 나를 피하고자 '오프라인' 상태로 로그인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 적 있는가?

전화보다 문자 메시지를 더 좋아하는가? 혹시 문자메시지를 확인해놓고도 뭐라고 말해야 할 지 몰라서 한참 나중에야 '이제야 봤네'라고 시작하는 문자를 보내본 적 있는가?

명동에서 '불신지옥'을 써들고 거침없이 사람들에게 교회를 주장하는 "열성신자"들에게 반감을 뛰어넘어 의아함을 품어 본 적 있는가? 삶에 지쳐 절대자에게 기대어보고 싶었던 적은?

위의 질문들에 한 번이라도 고개를 까닥했다면, 이 책 읽어볼 만하다. 저자는 심리학이란 거대한 담론을 째째한 우리네 일상으로 풀어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저자 역시 매일 도시인의 삶을 산다

심리학 의사 아저씨의 수필

여느 심리학 대중서와 다른 점을 꼽으라면 저자와의 거리를 꼽겠다. 보통 문제제기-이유 파악 - 해결이란 단계를 거쳐 한 장(章)을 끝내고 다른 장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이 책은 문제제기가 너무나 우리와 밀착된 도시인의 삶이다. 그리고 대부분은 해결책을 쉽게 낼 수 없다. 문제의 이유를 알면 알수록 더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다. 폭탄주는 거리를 두어야 하지만 동시에 친하다 느끼기 위해 마신다. 일을 원만히 해야하니까.

저자 역시 도시인으로 그런 삶에서 벗어나지 못해있다. 폭탄주를 마시고,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돌아올 때 아이를 남겨두고 올까 고민하고, 젊은 인턴들과 노래방에 가면 눈치를 본다.

이런 글들 때문에 심리학 뒷편으로 아저씨가 보인다. 저자의 모습이기도 하고, 아버지이기도 하고, 출퇴근 길 운전석에 앉아 있는 아저씨들이기도 하다. 씁슬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학교란 울타리 밖에서 만날 세상을 미리보고 한숨을 내쉬게 된다.

대한민국 인구의 반이 도시에 산다. 오늘도 누군가는 메신저에 오프라인으로 로그인 하고, 누군가는 술을 푸고, 누군가는 입시 정보를 얻기 위해 발을 동동 굴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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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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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5 21:51 2010/01/1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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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ativebox 2010/01/16 09: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책을 Wish List에 올려놓았다가, 서점에서 겉표지를 보고 '가벼운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도시에 사는 아저씨'에 관한 얘기라고 하니... 읽어봐야겠네요. (글을 참 잘쓰세요~)

  2. nativebox 2010/01/17 00: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후에 도서관가서 빌렸습니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