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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21 공병호 대한민국의 성장통 (6)
공병호 대한민국의 성장통공병호 대한민국의 성장통 - 10점
공병호 지음/해냄

http://elcamino.namoweb.net/tc/books2010-05-21T09:39:020.31010

내가 익숙하던 색과 다른 색. 그래서 가치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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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겨레 출판사에서 나오는 책들을 여러 권 읽었다. 박노자의 책도 발견하는 대로 읽는 편이다. 굳이 내가 오른쪽인지 왼쪽인지 생각하지 않고 살고 있다. 전쟁 이후 세대로서 그러는 것은 촌스럽다 여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불편했다. 내가 익숙했던 가치들과 많이 달랐다. 저자가 앞에 있었다면 "아니, 그래도!"라며 끼어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래서 읽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다. 듣기 좋은 이야기만 듣는다면 간신배를 끼고사는 편협한 왕의 시선까지밖에 얻을 수 없으리라. 이 책을 읽고나니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나름의 논리와 이유가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윤석이 '남자의 자격'에서 했던 강연 마무리 "내가 오른쪽이라면 오히려 더 왼쪽을 봐라. (젊음은) 나의 반대편을 보아야 할 시기이다."라고 했던 말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저자는 진보, 혹은 좌파가 경쟁이란 말에 너무 민감하게 "무한"을 붙인다면서, 경쟁 없이 성장은 없거나 더딜 것이라 지적한다. 동시에 이 과열된 교육열은 "나는 (우리 아이는) 이 것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해"라는 욕망과 허영의 발로라는 것이다. 때문에 제도로만 풀 수 없는 문제이고, 각 개인이 과도한 욕망을 줄여야 함을 설파한다.

작금의 광풍을 개인의 책임으로 떠 맡기려는 것 같아 불편한 마음은 들지만, 그의 지적에 수긍은 간다. 사실 '누가 하니까' 해야하는 몫이 많은 사교육 바람은 '누가 하는 데 뭐?'하는 배짱이 있다면 피해갈 수 있다. 그런 마음을 가져 볼 생각도 없이 제도 탓만 하는 것도 어쩌면 무책임이리라.



현실적? 현실과 명분. 그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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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며 자꾸 불편했던 것 한 가지. "현실적으로"였다. 명분이 마치 조선을 말아먹은 모든 전범이니 명분 따위 따지지 말라는 듯한 어감을 느꼈달까. 그러나 나는 자꾸 그의 그런 태도에서 씁쓸했다. 격풍의 시기에서 고종에게 을사조약을 강요하고, 한일합방을 내세웠던 친일 세력의 가장 큰 변명이 무엇이었던가. 현실이었다. 그러나 역사는 단순한 약육강식의 기록이 아니라, 명분의 이룩과 쇠퇴이기도 하다.

물론 내가 살아야 명분도 이루는 것이다. 그래서 현실을 무시한 명분은 탁상공론이라 욕 먹을 만하다. 그러나 현실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것 역시 밈(Meme, 더 자세한 설명을 보려면 몰입의 재발견 포스트를 참고하시길)의 진화를 무시한, 인류를 의식없는 동물로만 보는 것과 같다(써 놓고 나니 종차별 발언 같아 아쉽지만, 딱히 대체할 좋은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인간이 다른 고등동물보다 특별히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입장이라).

극좌도 극우도 정답이 아니듯, 현실적이기만 한 태도도 명분만을 따지는 태도도 정답은 아닐테다. 늘 그렇지만 말로만 쉽고 행하기 어려운 답은 그 중간 어딘가 균형이겠지. 뻔하지만 결코 얻기 어려운 답으로 지루하게 이 포스트를 마무리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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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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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21 18:38 2010/05/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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