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책 읽기

'대담' 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4/20 나는 조선의 왕이로소이다:조선 왕 10명과의 불편한 대화 (8)
나는 조선의 왕이로소이다나는 조선의 왕이로소이다 - 10점
문효 지음/왕의서재

살아 돌아온 조선 왕들과 인터뷰를 한다면?

물론 정말 조선의 왕들이 살아 돌아와 해준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역사가가 인터뷰 형식을 빌어 그들의 속내를 밝히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사극 속 캐릭터와 비교해보며 볼 수 있는 태종, 주1단종, 세조, 정종, 인조, 고종은 퍽 몰입해서 읽은 듯 하다. 앞서 읽고 올린 심리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이나 왕의 투쟁과 다루는 사실은 비슷해도 제각기 조금씩 다른 요소에 무게를 두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점도 재미있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면을 보게 된 왕을 꼽으라면 세조다. 사실 세조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왕과 비'에서 비춰진 모습인데, 이나마도 어린 나이주2에 보았으니 제대로 머리에 남겨진 것도 없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명분이나 정치에 대한 이해가 없이 그저 단종(을 연기한 정태우)가 불쌍했던 듯^^; 이 책에서는 조선의 영락제를 꿈꾸었던 세조의 모습, 그리고 끊임없던 '패륜'에 발목 잡혀 지쳐버린 세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진행자로서는 부족한 저자

이 책은 인터뷰 형식이다. 부제에서 드러나듯 인터뷰이는 조선 왕 10명이다. 인터뷰어는 콩점이라 이름 붙힌 작가의 분신쯤 되겠다. 마음에 안 차는 것은  인터뷰이에 대해 이미 '판결'을 내버린 후에 따지는 듯한 말투가 꽤나 거슬렸다는 점이다. 물론 역사가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각 왕들에 대한 판단을 어느 정도 내리고 있다. 때문에 그 선입견을 넘어서는 '진짜 이야기'를 예상했던 필자에게 조금 실망이었다. 평가가 후한 정조나 영조에게는 덜하나 다른 왕들에겐 인터뷰라기보다는 취조에 가까운 질문들이었고, 따라서 환생해 온 왕이 해주는 말은 대체로 고백보다는 변명이다. 콩점이가 나쁜 경찰 역할 뿐 아니라 착한 경찰 역할까지 해내었다면 왕의 말이 더 술술 풀리고 인간적인 면모도 더 드러났을 것이다. 무릎팍 도사가 그렇지 않은가! 긴장을 풀어주고, 같이 허물을 꺼내어 상대에게 진심이 흘러나오게 하는 인터뷰. 그런 인터뷰가 인터뷰이-어차피 그들은 진짜 살아 돌아오지 않으니- 뿐 아니라 인터뷰를 보는(혹은 읽는) 이들도 즐겁고 편하게 한다.

극명한 예로, 후다닥 마무리하는 선조와의 인터뷰는 필자를 '뭥밍?'을 외치게 했다. 아무리 가상의 인물이라지만, 상처주는 말을 마구 쏟아내는 무례함에 읽는 필자가 오그라들고, 앞선 인터뷰 내용의 요약도 없이 '반면 교사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라는 불친절하고 무책임한 맺음이었기 때문이다.
(전략)이젠 선조의 어떤 변명을 듣는 것도 허무하게 느껴집니다. 나라와 백성을 버리고 명에 의지하려고 했던 왕이 어찌 조선의 왕이라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고도 왕위에 연연했던 것은 알랑한 자존심 때문이었나요? 종래에는 세자로 책봉한 자신의 아들조차도 의심했는데, 지키고자 했던 것은 오직 자신만의 권력뿐이었습니까? 자신도 정치적 기반이 약해으면서 아들에게까지 정치적 기반을 부정하게 한 왕이었지요. 선조께는 현대의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어떤 지도편달도 묻지 않겠습니다. 선조 자체가 반면 교사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주3




글을 재밌게 읽으셨나요? 그렇다면 아래 손가락을 한 번 눌러주세요 :)
제게 칭찬은 홍삼보다 강력한 힘이랍니다!

Writer profile
author image
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Footnote.
  1. 세종은 필자가 대왕세종을 보지 못해 패스 [Back]
  2. 1998년도였으니, 무려 12년 전. 초등학생 꼬꼬마였을 때다 [Back]
  3. 본문 p.174-5 [Back]
2010/04/20 22:27 2010/04/20 22:27

Trackback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