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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8 쾌감 본능: 우리는 왜 초콜릿과 음악, 모험, 페로몬에 열광하는가? (15)
쾌감 본능

(진 월렌스타인, 김한영 옮김, 2009)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말은 치통을 우습게 아는 어느 지식인의 말이다.
밀란 쿤데라 <불멸 Immorality>
실로 통쾌한 인용구다. 냉철한 지식인이지 못했던 나로서는 데카르트에게 나 대신 콧방귀 날려주는 이런 글귀가 더 없이 좋았고, 그래서 이 문장을 인용한 이 책까지 덤으로 더 맘에 들었다. 이 책의 요점은 이게 아니지만...'-'


쾌감, 선택 받기 위한 방향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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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관통하는 직관을 하나 찾으라면 이 것이다. 쾌감은 우리가 선택주1 받을 만한 존재로 성장하기 위한 나침반이다.

사실 쾌감이 우리의 생존과 관련이 있다는 설명은 낯선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새롭게 느껴진 것은 좀 더 넓고 일반적인 차원에서 그 주장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까지는 주로 쾌감이 성선택과 관련되어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쾌감이란 단어를 오르가즘으로 바꾸어 놓는다 하여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 책에서 나오는 쾌감은 정말 쾌감 그 자체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의 쾌감일 수도 있고, 아기와 놀 때 생기는 쾌감일 수도,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엉덩이를 들썩이는 쾌감일 수도 있다.



어린 동생 키우던 때 추억

이 책을 읽으며 나이 차가 꽤 많은 동생 생각이 많이 났다. 책의 상당량을 어린 아이의 두뇌가 자극을 받아들여 뇌를 성장시키는 과정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육아와 많이 겹친다. 더구나 저자 자신이 두 자녀를 얻는 기간에 쓴 저작물이기 때문에 자녀의 발달과정("원색을 좋아하던 때를 지나 이제 움직이는 물건을 좋아한다" 등등...)을 적어 놓아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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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녕~, 정말 안녕이고 싶었다

허풍 좀 세게 넣어서, "내가 내 동생 1/3은 키웠어~"라고 말하고 다니는 필자는 책을 읽으면서 노력하지 않아도 동생 어릴 적과도 비교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자극? 대표적인 것이 라임(Rhyme), 원색, 사람 얼굴이지만 무엇보다 최고는 이것들의 반복, 반복, 반복, 반복이다. 이를 훌륭하게 조합한 것이 텔레토비다. 그렇다. 내 동생은 텔레토비를 정말 정말 정말 좋아했다. 녹화한 테잎을 하루 두 번씩 몇 달을 보았다. 아시겠지만 한 번만 봐도 머리 좀 굵어진 아이들은 두 번 보지 않는다. 한 에피소드를 한 번만 봐도 "안~녕~~~~"으로 시작하는 코너를 두 번 봐야 하고, 텔레토비 녀석들은 자기네 로고송을 에피소드 앞 뒤로 두 번씩이나 불러댄다. 그러고도 모자라 마지막엔 인사도 "까꿍?"하고 튀어나와 또 한다. 나는 두 에피소드를 각각 40번은 넘게 보았다.

동생이 자라면서 텔레토비는 졸업했지만, 이 후엔 인어공주2를 또 방학 내내 매일 보았다. 굳이 다행이라면 자막있는 영어판이라 보는 동안 영어공부라도 했다는 것? 아무튼 반복은 아가들의 성장에 매우 중요함을 정말 반복 반복해서 배웠더란다.

아기가 말을 시작하는 것은 태어나고 몇 해 후지만주2 언어의 요소들을 배우는 건 매우 일찍이라 생각한다. 이 역시 동생 덕분에 깨달았는 데, 태어난 지 몇 주도 안 되어서 "언니야, 맘마 타와라~"하는 엄마의 심부름 소리를 들으면 그 녀석은 울다가 그치고 눈치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똑똑하다 해야할 지, 약삭빠르다 해야할 지...


Baby Killer: 마성의 언니/누나

내가 마음 먹은 아기는 나와 눈 마주치는 순간부터 나의 매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친구들에게는 "아기는 맑은 영혼을 알아보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그렇다. 생구라다. 말했지만 나는 동생의 1/3을 키운 스킬 소유자다. 바람둥이가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과 같이, 나는 아기들의 마음을 스킬로서 사로잡는다주3.

스킬을 맛뵈기로 보여주겠다.
Step 1. 아기에게 가장 즐거운 자극은 얼굴이다. 아기가 겁내지 않을 거리에서 얼굴을 들이밀고 기다려라. 빼어난 대칭과 이목구비를 소유했다면 아가들이 그대가 노력하지 않아도 물끄러미 바라볼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Step 2. 아기들은 웃는 표정을 좋아한다. 억지가 아니라 자연스런 미소를 띄우고 눈을 마주쳐라.
Step 3. 아기가 그대 얼굴을 다 익히고 돌아서려 하는가? 자, 변화의 시간이다. 아기들은 과장된 표정 역시 좋아한다. 표정에 변화를 주라. 1~2초 간격으로 순간적으로 표정 바꾸기는 아기들 시선 잡기에 그만이다. 더 효과를 주고 싶다면 고개를 리드미컬하게 흔들어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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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의 카드: 쭉쭉 키크기 마사지

위의 문단에서 굵게 쓴 글자들을 유념하자. 이 책에서 제시한 아기들이 쾌감을 느끼는 자극이며, 다시 말해 정상 발육을 위해 필요한 자극이다. 물론 내가 이 책에 나오는 이론들을 알고 위와 같은 스킬들을 구사한 건 아니다. 어린 동생을 키우다보니 경험으로 터득한 것이다.

물론 아기를 내 편으로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남녀관계에서처럼 스킨십이다. 역시 이 때의 스킨십도 아무 아가에게 했다가는 아기 부모님께 혼날 뿐더러, 낯가리는 시기에 접어든 아가들은 실신직전까지 울어댈 수도 있다. 어느 정도 낯을 트고, 아가와 친해진 후에 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한 번 하기만 했다하면 친밀도 400% 증진되는 이 스킬은 필자가 엄마에게 특별 전수받은 이른바 "쭉쭉 키크기 맛사지"다. 단, 이름처럼 정말 키가 크는 가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실험된 바 없다. 그러나 친밀도에 있어서는 안 넘어간 아가가 없었으니 꼭 필요하시다면 연락주시길. 그러나 동영상 촬영 기구도 없을 뿐더러, 필자의 지역이 엄마가 되기엔 어린 대학생들만 모여 사는 곳인지라 찍혀줄 아가구하기도 어렵다.



글을 읽으신 분도 느끼셨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동생을 돌보면서 나 역시 얻은 게 많았구나를 느낀 계기이기도 했다. 아마존 독자 서평 중 "나는 이 책을 읽고 우리 아이의 성장 발육에 대해 완전히 시각이 바뀌었다. 부모들과 선생님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와 닿았다. 많은 (예비) 부모님들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 나는 좋은 엄마가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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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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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
  1. 자연선택+성선택 [Back]
  2. 필자는 심지어 5살에 말텄다고 하지만, 사실 나는 말을 할 줄 알고도 귀찮아 말하지 않은 것뿐이다. [Back]
  3. 개인적으로는 바람둥이 스킬과 맞바꿀 의향도 있다 [Back]
2010/02/08 09:19 2010/02/0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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