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책 읽기

'복지' 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8/22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16)
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10권의 책으로 노무현을 말하다 - 10점
김병준 외 지음/오마이북


책으로 되짚어 보는 노무현, 한국의 진보

http://elcamino.namoweb.net/tc/books2010-08-22T13:30:370.3101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실 필자가 지금도 열심히 정치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은 아니지만, 노무현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정치라면 고개도 들어보지 않던 시기였다. 그리고 서거 이후에 전국을 들끓게 했던 분위기에도 혼자 떨어져 있었다. 굳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 것은 아니나, 낯 가리고 내성적인 필자는 어떤 이유에서든 '광풍' 같은 현상에 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그 분위기가 잦아들고 차분해진 이 때 내 손에 이 책이 들어왔다.

학자가 더 어울릴 법한 정치인. 책장을 덮을 때 내 안에 생긴 그의 이미지는 이랬다. 주변 사람들이 답답할 정도로 요령 없는 사람. 원칙대로 하려는 사람. 그 원칙이 철저히 민주주의였던 사람.

아래에서 더 다루겠지만, 이런 점들이 꼭 좋다고 평가받을 수는 없다. 아무리 장기적으로 옳은 결정이다 하더라도 지금 당장 지지세력을 잃으면 옳은 일도 행할 수가 없게 된다.  



빈곤의 종말을 꿈꾸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염소를 받고 기뻐하는 소년 ⓒWorld Vision UK

이 책에서 소개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읽었다는 책 중엔 <빈곤의 종말>이란 책도 있다. 아무래도 구호단체와 인연을쌓고 있는 필자로서는 가장 많은 관심이 가는 책이었다. 이 책은 경제학자 삭스가 빈곤의 문제를 경제학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 책이 인용한 수치에 따르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인구가 10억 명에 이른다 한다. 이런 이들에게 수혜를 베푸는 것은 자립 의지를 꺾는 일이라고 반대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오늘 내일을 다투는 사람에게 스스로 자립의지가 생길 수 있을까? 돈을 벌어야겠다라든지, 교육을 받아야겠다, 무언가가 되고 싶다라는 의지는 적어도 내가 앞으로 살 수 있는 날이 많다고 느껴야 생길 수있지 않을까?

<보노보 혁명>에서 나오는 그라민 은행의 성공도 가난한 사람들이 게으르기 때문에 가난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사업도 시작할 수 없기 때문에 게으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성공과 성장이란 사다리 첫 칸에만 무사히 오른다면 이들도 얼마든지 노력해서 자신의 삶을 빈곤에서 꺼낼 수 있다.

사실 그런 예로 대표적인 곳이 대한민국이다. 냉전을 유일하게 열전으로 치뤄낸 6.25 전쟁 이후 폐허가 되버린 최빈국이었다. 때 맞춰 들어온 각 국의 원조와 차관 등을 통해 (과정 상의 문제도 다뤄보아야 겠지만) 지금은 경제규모순위 몇 손가락 안에 꼽힌 나라가 되었다. 그런 곳 답지 않게 대한민국은 원조에 인색한 나라다. 물론 개개인이 구호단체를 통해 기부하는 것도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하는 원조는 GDP 비교 매우 낮은 수준이다.

혹자는 왜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 하느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이런 물음에 <빈곤의 종말>의 저자인 삭스는 "자유는 천부인권이기 때문"이며 "인간은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고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라 답한다. 그들이 의 모든 삶이 하루 먹을 양식과 물을 찾는 데 써야하기 때문에, 누구에게 종속되지 않았다 뿐이지 결코 자유롭다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리더십을 떠올리다

<역사를 바꾸는 리더십>을 읽고 나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생행보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재임 기간에는 현장을 방문하는 일을 '"경호인원으로 시민을 귀찮게 하며 벌이는 쇼" 정도로 치부했는 데, 그게 아니었더라고.

사람은 감동과 확인을 필요로 한다. 9/11 테러 당시 "(당신 말이) 잘 안 들려요"라고 말하는 소방수에게 조지 부시가 "But I can hear you"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는 미국인들 사이로 퍼져 나가며 (정책적 평가와는 별개로)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대통령은 우리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구나"라는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리고 이런 감동은 정부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물론 민생행보를 어묵 집어먹는 식의 일회성으로 대처한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각했던 대로 "쇼"다. '이러면 홀딱 넘어가겠지'라고 이벤트를 남발하는 애인의 가벼운 마음은 언제고 탄로 난다. 또 그렇다고 '말 안 해도 내가 사랑하는 거 알겠지'하고 일체의 표현없이 정말 마음으로만 사랑하는 애인에게 조바심 내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물론 두 사람 중 하나를 데리고 살라면 후자를 택하는 것이 현명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밑줄을 그었다. 밑줄을 그으면서 '노 전 대통령도 이 부분에 밑줄을 그었을까?'라는 상상도 해며, 관련된 경험이나 책에서 본 내용을 포스트잇을 붙여가며 열심히 읽었다. 이 책을 재밌게 읽은 분이라면 이번 8월 호 르 몽드 디플로매티크(Le Monde Diplomatique) 한국판을 추천한다. 사회보장제도에 대해, 빈곤의 경제학에 대해 특집으로 다루었다.

이 글을 재밌게 읽으셨다면, 아래 손가락을 눌러주세요.
제겐 홍삼처럼 힘이 나게 해주는 추천이랍니다! >_<

Writer profile
author image
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10/08/22 22:30 2010/08/22 22:30

Trackback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1. Subject: 할아버지 노무현, 아이들과 만나다

    Tracked from 도서출판 부키 2012/01/13 13:38  삭제

    퇴임 이후 봉하로 귀향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따뜻하고 행복한 일상을 담은 [봉하일기]에는 청와대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언론이라는 장막을 걷고 본 맨얼굴의 노무현, 자연인 노무현의 모습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