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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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04 선택의 패러독스: Why More is Less (15)
  2. 2010/02/15 심리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14)
선택의 패러독스선택의 패러독스 - 10점
배리 슈워츠 지음, 형선호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그래, 내 말이 그 말이야!"

필자가 이 책의 저자 배리 슈워츠를 처음 알게 된 건 온라인 공간에서 였다. 요 며칠 빠져있던 TED 사이트인데 그 곳에서 알랭 드 보통과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강연을 즐거이 보다 링크를 타다보니 배리 슈워츠의 강연을 듣고 있었다.(http://www.ted.com/talks/lang/kor/barry_schwartz_on_the_paradox_of_choice.html 한글 자막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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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의 요지는 이 것이다. 선택의 자유가 무작정 좋지만은 않다. 너무 많은 선택지는 우리에게 정신적인 부담이며 우리의 만족도를 오히려 낮출 수 있다. 필자는 무릎을 쳤다. 친구들과 밖에서 밥을 먹기로 하고 나가서는 선뜻 어느 식당에 들어가지 못하고, 그 동네를 빙빙 돌며 "어디 가지?"를 연발한다. 겨우 들어간 곳에서도 먹음직한 메뉴들이 10개가 넘어 25개쯤 되는 메뉴판을 들여다 볼 때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선택이 망설여진다. 처음 온 레스토랑이거나, 멕시코 음식처럼 생소한 메뉴들이라면 아예 메뉴판에 코를 박고 공부하는 꼴이다. 필자는 그럴 때면 "나는 오지선답형 인간이라 옵션이 5개까지만 있음 좋겠어!"라고 외친다. 그런데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게 꼭 필자가 고리타분한 오지선답형 교육의 수혜자라서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에게 그런 거란다.



좀 더 행복하게 살려면?

그렇다고 저자가 선택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택의 자유=행복의 척도라는 오래된 개념에 의심을 가져보라는 주문이다. 파시통통 만이 아이스크림의 전부라 믿던 사람이 베스킨라빈스31에 가면 아이스크림의라다이스라 여기겠지만, 그 31가지를 한 꺼번에 먹는 것이 아니라면 한 가지를 먹을 때마다 "이 것보다 내가 안 고른 저 다른 맛이 더 맛있지 않을까?"라는 후회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정신적 부담에서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런 부담은 "나는 선택 가능한 모든 것들 중 가장 좋은 것을 가지겠어"라는 강박에서 시작된다.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고도 "옆 가게에 더 싸고 좋은 게 있지 않을까?"라는 의심에 몇 시간 째 다리가 붓도록 돌아다닌 적 있는가? 그 과정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렇다 치지만 쇼핑을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최고"에 대한 강박때문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그 사람은 오히려 교복 입던 때를 그리워할 것이다.

이런 선택이 책임까지 불러온다면 부담은 더하다. 왜 다 같이 저녁 먹자고 나가면 "뭐 먹을래? 어디로 갈까?"라며 상대에게 선택을 미루는가? "내가 먹자고 끌고 간 식당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내 책임인데" 하는 걱정 때문이다. 무리 중 한 사람이 카리스마 있게 "이 곳!"하고 외쳐주면 다행이지만 소심자들만 모여있다면 식사시간 끝나갈 때까지 동네 산책만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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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필자는 학교 쪽문과 식당 메뉴 앞 장에 룰렛 설치를 주장한다. 물론 이 건 우스갯소리고, 좀 더 현실적은 방법으로 이런 상황을 면하곤 한다. 필자가 친언니와 주로 하는 방법인데 먼저 후보(식당이든 메뉴든)들을 대략 5개 이내로 함께 추린다.주1 그리고 필자가 속으로 랜덤하게 후보의 번호를 매긴다주2 그리고 필자의 언니에게 번호를 고르게 한다. 이러면 책임을 나눠질 수 있게 된다. 음식이 그닥 좋지 않을 경우 필자 입장에서는 번호를 고른 언니를 탓할 여지가 생기고, 반대로 언니 입장에서는 번호를 매긴 필자를 탓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식당 메뉴가 되었든, 내일 입을 옷이 되었든 숱한 선택지 앞에서 소심해지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 만 책이다. 조금은 선택하는 데 심적 여유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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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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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
  1. 보통 "최고"인 1개를 선택하는 것보다 만족스러울 5개 고르는 것이 훨씬 쉽다 [Back]
  2. 예를 들면 1.돈까스 2. 모밀국수 3.탕수육 4.피자 5.일본라면 식으로 [Back]
2010/06/04 08:41 2010/06/0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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