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책 읽기

'사람' 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04 지식ⓔ season 3: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지식 (8)
  2. 2009/10/31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13)
지식ⓔ 3

(EBS 지식채널ⓔ, 북하우스, 2008)

"지식 채널 보고 있어?"
"응? 그게 뭐야?"
"EBS에서 하는 건데, 너도 한 번 봐"

필자는 이 책 에필로그에 나오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EBS를 안 봐요"라는 말이 지칭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그러다 한 번 리뷰에 파시즘을 언급하면서 밀그램의 심리 실험을 찾아보려 검색을 했다. 이 때 만난 동영상 한 편이 이 책에도 실린 밀그램의 실험 편이었다. 필자는 여러 차례 들어본 적 있는 실험이라 충격이 가신 상태에서 그 동영상을 보았기 때문에 약간 진행이 느릿하다 느끼긴 했지만, 음악이며 화면 처리가 참 세련되었다 생각했다.

이런 저런 배경으로 책주문을 하면서 이 책을 함께 샀다. 그리고 잠들 때까지만 읽으려던 게 반 권을 다 읽어버렸고 그 다음 날 단골카페에 앉아 나머지를 다 읽어버렸다. 방송과 마찬가지로 신선한 시도들이 엿보인다. 충분한 행간을 통해 예능처럼 뜸들이는 맛을 느끼게 하고, 세심히 선택받은 글자 색상과 크기들이 시선을 이끈다. 범상치 않은 사진배치 역시 임팩트있다. 책의 목표를 지식전달이라 할 때, 이 책은 지식 뿐 아니라 "전달"에도 참 많은 수고를 기울였음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prologue

화성탐사선 스피릿

Fly me to the moon: 외계로 떠내 보낸 아이

감미로운 노래 Fly me to the moon을 화성탐사선 이야기로 풀어내는 에필로그부터 이 책에 사로잡혔는 지 모르겠다. 아득해보이는 화성 모습과 함께 에필로그가 마무리 되는 동안, 나는 화성탐사선이 기계가 아닌 '스피릿', '오퍼튜니티'라는 이름 가진 생명체로 느껴졌고, 나아가 인류가 낳은 자식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 망가진 몸(!)으로 여전히 살아남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구절에 가슴이 찡했고, 대견스러웠다.

관절 이상, 소프트웨어 고장, 이틀 간 66번의 재부팅, 바퀴가 모래에 박히면 몇 시간, 며칠, 몇 달이 걸리기도 하는 스피릿. 그러나 살아남아 보내 준 사진들로 우리는 화성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고 있다.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라는 이름을 이 기계들에게 하사해주었다는 고아원 소녀는 지금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을까? '스피릿'과 '오퍼튜니티'처럼 모래 속에서 허우적 거리면서도 끊임없이 삶을 이끌어가고, 누군가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Free Tibet

티벳의 독립운동 포스터

하나의 세계, 하나의 꿈?

스포츠는 정말 세계인을 하나로 묶을 수 있을까? 글쎄, 내가 보기에 나라를 앞세워 '정복'과 '복수'를 꿈꾸는 모습은 전쟁을 대신하는 느낌이지, 융합해준다는 느낌은 아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전후로 보이콧을 외치는 이들이 많았다. 그 중심에는 티벳이 있었다. 50여년을 중국에 귀속되어 버린 티벳.
사실 나는 올림픽 자체에도 그닥 큰 관심이 없었고, 티벳 역시 out of '내 알 바' 였다.

그러다 작년에 처음으로 티벳 사람들을 만났다. 인도에서 만난 티벳 사람들. 히마찰 지역에는 티벳에서 망명 온 티벳 사람들이 많다. 달라이 라마 역시 맥그로드 간지에 있고 그 주변과 델리에도 티벳인들이 어울려 살고 있다.필자는 그들에게 우리와 너무나 비슷한 외모 때문에 마음이 쓰였고, 맛있는 티벳 음식 때문에 또 마음 갔더랬다주1. 저녁 때면 만두와 닮은 모모를 사먹고, 딴북 파는 슈퍼에 앉아 참한 티벳 아주머니와 웃음으로 인사하게 되었던 때였다. 터미널 근처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데 발견한 포스터 한 장. 베이징 올림픽에 반대하는 티벳인들의 포스터였다주2. 관심없던 사항이 마음에 스며들어 왔다. 이젠 티벳 사람들이 내가 모르는 세상의 사람들이 아니었으니까.

이러면 어떨까. 나라별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같이 팀을 이루어 경쟁하기. 물론 서로 다른 문화 배경 때문에 부딪히고 속상해하는 일이 일어날 거다. 그러나 '남'이 아니라 나와 힘을 합해 무언가를 이뤄보려 노력했던 '동료'로 인식할테니까. 시상식에 국가와 국기도 치웠으면 좋겠다. 시상식에서 일장기를 바라봐야 했던 손기정 선수의 아픔을 왜 우리는 계속 하고 있는가.



이렇게 써놓고 나니, 살짝 무섭다. 내가 생각해도 좀 극단적인 제안이다.
그래도, 내 블로그는... 조용하니까요.


좋은 책 한 권은 10권을 향하는 문이라했다.
이 책은, 30권 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보게 끔 해주는 듯 싶다. 더구나 각 장마다 참고서적이 친절하게 나와있어 읽고 싶은 책이 자꾸만 늘어난다. 게다가 이 책을 읽노라면 인생의 달고 짜고 씁쓸하고 신 맛을 모두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니..


[다음 편 예고]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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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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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
  1. 이 때 슬슬 모든 재료 맛을 삼켜버리는 마살라 향에 질려가고 있었다 [Back]
  2. 올림픽 캐릭터들을 가지고 묘하게 패러디 해놓은 포스터였는 데 인터넷으로 찾을 수 없어 안타깝다 [Back]
2010/01/04 20:59 2010/01/0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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