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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02 경성기담: 근대 조선을 뒤흔든 살인 사건과 스캔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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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본관, 살림, 2006)


100년 전 조선의 가십들

요즘 필자는 한국의 근대 이야기가 흥미롭다. 서양문화사 수업을 들을 때는 BBC 시대물에 꽂혔던 것처럼, 요즘은 근현대사에 관한 이야기들에 관심이 간다고 할까? 물론 책에서 배우는 역사보다 재밌는 게 야사이고, 가십임은 만고의 진리. 고로 진중한 역사 책 보다는 스캔들이 더 재밌게 다가온다.

가십이라고, 스캔들이라고 아무 의미없는 게 아니다. 물론 사람들 흥미 위주로 과장과 생략이 있어 진실파악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과정 자체가 그 시대상을 고스란히 드러내주기 때문에 그 시대 사람들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다.



위대한 예술, 비루한 일상

요즘 제2의 재범 사태로 시끄럽다. 재범의 '사생활'을 근거로 제명한다는 이야기로 들었다. 2PM의 팬도, 아이돌에 큰 관심도 없는 필자라 아는 건 여기까지고, 재범의 '사생활'이 무엇인가도 별로 궁금하지 않다. 그렇지만 인터넷을 돌아다니거나, 아니면 또래 친구들과 잠시 담소를 나누다보면 꽤 많은 사람들이 이 사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본다.

비슷한 일이 100여년 전에도 있어, 세간을 시끄럽게 하고 신문에까지 났단다. 이른바 안기영의 애정도피 사건. 우리나라의 최초 오페라 성악가라 할 수 있는 안기영 교수가 결혼한 유부남 몸으로 제자와 함께 사랑의 도피를 했다. 그녀와 함게 중국에서 살다 헤어진 후 4년만에 고국에 돌아와 '예술인으로서 사회 공헌'을 하겠다 나섰다. 반응이 싸했음은 물론이요, 공연마저 취소되었다.

필자의 개인적 생각은 예술인(혹은 연예인)들의 사생활은 공생활과 구분되야한다 생각한다. 연예인의 스캔들이 터질때마다 '공인의 자질'을 들먹거리는 게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 연예인이나 예술인이 공인인가도 의문스러운 게 첫째이고, 공인의 사생활이 공인의 공생활 평가 항목의 기준이 되어도 좋은가도 의문이다.



최영숙 애사, 너무 앞서갔던 인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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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숙 여사는 최초로 스웨덴에서 경제학과 학사학위를 받은 인텔리였다. 보장된 스웨덴 생활을 접고 고국의 발전을 위해 돌아왔을 때, 그녀는 '너무 많이 배운 여자' 였고 외국인과 결혼한 여자였을 뿐이었다. 스웨덴의 아돌프 황태자에게 총애를 받던 지성인이었던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콩나물 장수. 스웨덴의 여공들처럼 사람답게 사는 조선 노동자를 꿈꾸며 노동운동까지 마음에 품고 있던 그녀에게 조선은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그녀의 존재를 알린 것도 그녀의 지성이 아니었다. 혼혈 사생아라는 당시로는 극히 자극적인 가십거리 때문이었다. 때문에 산후조리 무렵 사망한 이후에야 세간의 그녀의 이름이 알려졌고, 호사가들은 이야기를 씹기 좋게 만들어냈다.

씁쓸한 이야기다. 그러나 더 씁쓸한 건, 21세기를 사는 요즘에도 상황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 아니 오히려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척 한다는 점에서 더 심각할 지 모르겠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혼혈아' 주1에 대한 편견이 작용하고 있고, 여자의 적당한 '모른척'을 미덕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주2.

저자의 글 마무리가 마음을 아릿하게 한다.
30년 만에 고국을 찾은 하인스 워드의 어머니가 “그때 내가 워드 데리고 한국 왔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그 놈 거지밖에 안 됐겠지?


저자의 글은 신동아에 연재되었던 글로 동아일보 매거진::신동아에 가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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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
  1. 이 말 자체도 "순혈"을 전제로 하는 문제 있는 어휘다 [Back]
  2. 물론 많이 안다고 나대는 교만의 경우는 같은 여자가 보아도 눈살 찌푸릴 일이지만 [Back]
2010/03/02 22:53 2010/03/02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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