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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10 보노보 혁명: 돈도 벌고 세상도 구하는 비즈니스 (11)
보노보 혁명

(유병선, 부키, 2007)

보노보

평화를 사랑하는 보노보

보노보

보노보를 잘 모른다고 창피할 것 까진 없다. 1950년에 들어서야 침팬지와 다른 종으로 구별된 이 녀석들은 그 때까지 피그미침팬지로 불렸으니까.

보노보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원숭이다. 그러면서도 보노보 다음으로 가깝다는 침팬지와는 반대의 성격을 지녔다. 침팬지가 폭력적이고 이기적이고 야심만만한데 반해 이 귀여운(덩치로 치면 유인원 네 식구주1 중 막내다) 보노보들은 평등을 좋아하고 섹스를 즐기며 평화를 추구하고 낙천적이다주2. 위아래도 암수도 가리지 않고 섹스를 해서 다큐멘터리 감독이 "시청자들에게 포르노를 보여줄 수 없다" 했다나.

우리 안에는 침팬지로 대변하는 이기심이 있다. 이는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가 보노보와도 유전자도 공유하고 있다는 것 역시 부정될 수는 없다.

제 4섹터: 제 2 섹터와 3섹터의 진화

이 책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용어 중 하나가 이 제 4섹터인데, 이런 '섹터'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그냥 '그런 게 있구나~' 하고 넘겨가며 대충 짐작했다. 제 1,2,3섹터들을 모르니 제 4섹터가 뭔지 알게 뭐람. 그런데 이 설명이 책 마지막 3장에 나와서 뒤통수를 맞은 듯 싶다. 왜 일찍 나오지 않냐고!(하기야 그러면 딱딱하다고 책을 집어 던졌겠다) 나 같이 뒤통수 맞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간단히 설명하면(나도 잘 모르니 길게 하고 싶어도 못 한다) 제 1섹터는 공적 관료제, 그러니까 정부 기관으로 보면 된다. 제 2섹터는 민간 기업, 제 3섹터는 비영리 시민단체다. 여기까지가 1973년 미국 사회학자 아미타이 에치오니가 규정한 내용이다. 제 4섹터는 영리/비영리로 확연히 나뉘었던 제 2섹터와 제 3섹터 사이에서 진화해 온 분야라고 보면 맞겠다. 제 4섹터에는 이 책이 다루는 사회적 기업만이 속하는 건 아니지만, 사회적 기업이 이런 제 4섹터를 대표한다고 보면 된다.



사회적 기업가: 사회적 유익이 목적인 기업가



사회적 기업 중 가장 잘 알려진 예가 그라민 은행일 것이다. 그 밖에도 개발도상국에 도서관을 세워주는 룸투리드(Room to Read)와 저가로 고품질의 의료제품을 생산해내는 오로랩, 지불능력에 따라 치료비를 다르게 받는 아라빈드 병원, 80달러에 농업용 관개펌프를 제공하는 사업 등 훈훈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저 훈훈하기만 했다면 이 책에 실릴 만큼 사업에 계속 될 수 있었을까?
저자는 훈훈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사회적 기업이 아닌 사회적 기업으로도 읽어보기를 촉구한다. 룸투리드를 세운 존 우드가 그저 '선한 목적'으로만 모금을 유치했다면 절대 지금의 룸투리드가 없었을 것이다. 그는 '세계 변화의 첫발은 아이의 교육에서부터'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사업을 시작해서 첫 6년간 스타벅스는 500개의 커피숍을 열었지만, 룸투리드는 1000개가 넘는 도서관을 세웠습니다"라고 말 할 줄 아는 기업가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뛰쳐나왔던 그는 기업가의 언어로 소통할 줄 알았던 것이다.

관개용 펌프 머니메이커(MoneyMaker)를 대당 80달러에 판매하는 마틴 피셔는 '창업을 위한 적절한 기술(Appropriate Technologies for Enterprise Creation)이란 모토로 사회적 기업 킥스타트(KickStart)를 세웠다. 하루 1달러로 사는 가난한 아프리카 농민에게 여전히 비싸다. 그러나 한 달 20달러인 그들의 소득을 250달러까지 올려주는 이 펌프는 이름 그대로 머니메이커인 셈이다. 의도치 않게 주민들에게 무기력함을 심어줄 수 있던 일방적인 자선 수혜가 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었다면, 사회적 기업들은 고기를 잡아주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을 넘어 어업혁명을 일으키는 것이다.

물론 당장 굶어 죽는 사람들에겐 창업 지원보다 자선 수혜가 먼저이고, 시민 단체들이 대신 할 수 없는 사회적 기업의 영역만큼이나 사회적 기업이 대신할 수 없는 시민 단체들의 영역이 있다. 제 4섹터는 제 3섹터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제 4섹터의 발전은 사회적 기업가의 혁신성과 자발성을 바탕으로 하는 역동성 있는 사회 유익 창출을 의미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빈약한 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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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아쉬운 점은, 끝끝내 우리나라의 사회적 기업에 대한 언급이 한 글자도 없다는 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개념도 이제 막 떠오르고 수준이고, 시민 단체도 다양화 되지 못한 현실이니 저자라고 별 수 있겠나 싶으면서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굳이 꼽으라면, 아름다운 가게쯤 되지 않을까 싶다. 참여연대에서 독립한 비영리 단체이지만, 기증받은 물건의 판매와 공정 무역 상품 판매, 재활용 디자인 사업등은 어느 정도 영리사업의 방법을 흡수하지 않았나 싶다주3

국가가 제공하는 복지 수준이 쉽사리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이 때에 더 많은 사회적 기업이 활동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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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말씀

앞의 포스트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에서 예고로 내보낸 "악의 쾌락: 변태에 관하여" 리뷰는 당분간 올라오지 않을 겁니다. 예상하시는 대로 너무 '선정적'이라면 파워블로거를 겨낭해서라도 꼭 올리겠지만^^; 제겐 너무 어려운 책이라 제 2장 다섯페이지 읽고 던져버렸습니다. 'ㅂ' 제목보고 기대하셨을 분들께 죄송합니다. 사드와 잔다르크, 푸른 수염 등등등... 좀 더 배경지식이 쌓이면 언제 다시 시도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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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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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
  1. 고릴라, 오랑우탄, 침팬지, 보노보 [Back]
  2. 여는글 pp 9 [Back]
  3. 잘 모르면서도 적고 있습니다. 틀린 부분은 지적해주세요 [Back]
2010/01/10 20:49 2010/01/10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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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한국의 유누스를 꿈꾸며 _ 더 나은 자본주의를 꿈꾸는 21명의 이야기

    Tracked from 도서출판 부키 2012/03/19 14:29  삭제

    무함마드 유누스를 아시나요? 사회적기업이란 단어가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 이름은 모를 리가 없겠지요?  그는 방글라데시의 은행가이자 경제학자이며 사회운동가이지요. 빈민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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