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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20 빼앗긴 대지의 꿈 - 서양의 원죄와 인간의 권리를 말하다 (12)
빼앗긴 대지의 꿈빼앗긴 대지의 꿈 - 10점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갈라파고스

사다리 아래 놓인 사람들, 사다리를 걷어차는 사람들.

이미 같은 저자의 책 탐욕의 시대를 통해서도 본 듯한 예주1를 이 책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불평등한 세계 경제체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저개발국의 부정부패를 더 없이 탓하며, 저개발국이 저개발국인 탓을 관리의 부패로 돌리는 세계지도자들이 과연 정말 저개발국 관리의 부정부패를 척결하려는 의지가 있을까?

국가의 경쟁력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세계화를 이뤄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관세를 철폐하고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고 저개발국에 목소리를 높이는 쪽의 주장을 듣노라면 조국 교수가 강연 때 들었던 비유가 떠올랐다. "사자와 양을 같은 한 우리에 넣는 것이 공평한 것인가?"

이 책에서 표현하는 '대지를 빼앗는 자', 혹은 '서양주2'은 장하준 교수의 표현을 빌리면 '사다리를 걷어차는' 사람이다. 그러나 사실 이들은 16세기 이후 사다리를 걷어차는 정도가 아니라, 어쩌면 '비서양'인들을 우물로 밀어넣고 있는지 모르겠다.

'야만인'이라는 (그들만의) 판결 아래, 땅을 뺏기고, 허무하게 가족을 잃고, 언제 무너질 지 모르는 광산에서 광물을 채취하던 사람들의 후손은 여전히 사다리 아래, 우물 아래에 놓여있다. 라고스 항구에는 선진국이 처리하기 꺼리하는 온갖 위험한 폐기물이 쌓이고, 나이지리아의 유전은 기본적인 정화시설도 없이 24시간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동시에 바다로 기름을 흘려버린다. 비료는 턱없이 비싸서 주민들은 써 볼 엄두도 낼 수 없고, 어렵게 키운 농작물마저도 시장에서는 보조금의 혜택을 듬뿍 받은 저렴한 수입 농산물에 밀려난다.



남아메리카의 반격 - 에보 모랄레스의 에너지 주권 회복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우물 속에 던져진 그들이 사다리까지 오르는 게 가능할까?마음이 더없이 우중충해지며 책장을 넘기다 어느 순간부터 다시 마음이 뛴다. 수 없는 좌절로 점철된 저항 끝에 좌절되지 않은 저항이 원주민 출신 대통령을 세웠다. 에보 모랄레스. 원주민이 절대 다수이며 동시에 주인주3인 대한민국 국민인 필자로서는 그 의미를 온전히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진행했던 원주민 방식의 대통령 취임식을 읽으며 어둡게 내렸던 그림자를 조금씩 거둘 수 있었다.

그가 취임 직후부터 준비한 정책은 이른바 '에너지 주권 회복' 정책이었다. 6개월 간의 꼼꼼한 준비와 브라질 정부와 연대를 통해 그는 가스와 석유 등 천연자원을 국유화하는 데 성공했다. 보건 서비스는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취약 계층(특히 원주민)의 영유아 사망률과 영양실조 발생률도 낮추었다.

장 지글러도 지적하듯이 그의 앞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기득권을 뺏기고 싶지 않은 세력들이 늘 반발해 올 것이고, 마치 이 대륙의 원래 주인인양 행세하는 백인 인종주의자들도 모랄레스 대통령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다행히, 그는 재선에 성공하여 이 순간까지도 볼리비아의 대통령이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와 함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계속 남아메리카 주민들에게 희망이 되어줄 수 있길 바래본다.



우리도 '서양'이 아닐까?

그런데 읽는 내내 혼자 마음 속으로 조마조마했다. 과연 '나'는 '서양'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물론 지리상으로야 명백한 "극"동이지만, 날마다 하고 있는 나의 소비생활이, 내가 누리는 자원들이 과연 '서양' 사람들이 쓰고 있는 자원과 다를까? 값싼 전기를 쓰고, 천원샵에서 생활용품을 공수하고, (석유에서 뽑아 낸) 플라스틱 제품들이 내 방을 한가득 차지해간다. 게다가 내가 든 펀드상품이 절대 국제 투기에 쓰이지 않으리라고 누가 알겠는가?


도움 요청!!!

1. 룰라 대통령에 관한 책인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데니지 파라다, 바다출판사, 2004)를 읽어 보려합니다. 인터넷 모든 서점이 품절인 상태이고, 저희 동네 도서관에는 비치되어 있지 않은 책입니다. 혹 책 빌려 주실 분, 아니면 중고로 파실 분은 연락처와 함께 비밀덧글 달아주세요. 아니면 '(서울 내) 000도서관에 있습니다'라는 정보라도 환영합니다.

2. 에보 모랄레스에 관한 책을 추천해주세요.
어렵지 않은 책으로, 되도록이면 최신 책으로 그의 일대기라든지, 정책, 이념 등을 볼 수 있는 책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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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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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
  1. 같은 예가 아닐지라도, 너무나도 비슷한 형식으로 발전하는 부패라서 [Back]
  2. Occident, 즉 동양 Orient에 대응되는 의미지만, 이 책에서는 '자본주의' [Back]
  3. 친미, 친일, 망언 등등을 들이대며 너무 심오하게 가지는 말자. [Back]
2011/03/20 21:39 2011/03/20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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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방문자 2011/03/25 17: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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