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책 읽기
딜리버링 해피니스딜리버링 해피니스 - 10점                            
토니 셰이 지음, 송연수 옮김/북하우스


성공담을 뛰어넘어

선물받고 나서도 한참을 프린터 위에 고이 잠재우고 있었던 책이었다. 필자가 별로 그닥 좋아라하지 않는 분야가 '자기계발서' 혹은 '성공담', 즉 '나 이렇게 성공했다'하는 류의 이야기인데다 '~이 돈을 번다', '~하라'라는 부제가 심히 거슬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그닥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Zappos란 기업의 성공담이어서 그랬겠지만, 기업의 성공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필자는 이 책을 고이 모시는 정도가 아니라 분명 처분했을 것이다.

물론 이 책에도 창립자가 큰 고비마다 불굴의 의지를 내보이며 회사를 지키는 여느 회사 성공담의 요소가 들어있다. 이 부분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가운데 1/3 정도는 필자의 입맛에 맞지 않아 책장 넘기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었다.

그러나 뒷부분, 그러니까 이 책의 저자이며주1 자포스 대표인 토니 셰이가 주인공이 아니라, 자포스의 기업 문화가 책의 주인공으로 앞질러 나오면서 책이 더욱 재밌어진다. 기업의 비전을 명확히 하고, 이에 맞는 직원만 채용하려는 노력부터 대표에서 말단직원까지 온 직원이 비밀 하나 없이 소통하려는 노력에 감탄이 나온다. 뒷부분으로 오면 글을 쓰는 사람도 저자 토니 셰이 만이 아니다. 직원들이 직접 쓴 글이 실려 있어, 직원들이 느끼는 자포스와 동료 직원들에 대한 감정이 잘 드러난다.



High-touch 감동, '나의 편'을 만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깜짝 선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을 받았을 때 그 감동과 고마움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Zappos는 그런 깜짝 선물들을 통해 고객 뿐 아니라 협력업체를 사로잡는다. 선물이라 해서 꼭 사은품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 배달을 예상보다 빨리 해주거나주2 자기네 매점에 없는 신발은 경쟁업체에서 검색해서라도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준다. 이런 대접을 받은 고객이라면 그저 '고객'이 아니고 자포스 '편'이 되어준다.

감동이란 그런 것이다. 내가 기대하지 않았던, 그러나 받으면 '아, 나를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는 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해주는 것 말이다. 그런데 자포스가 만들어내는 이런 감동은 결코 '이러면 이 고객이 감동할거야'하는 얄팍한 수준이 아니다. 서로 소통하는 기업문화, 기업 내부에서부터 서로 깜짝선물을 주고 받는 감동을 받은 직원이 그 감동을 고객에게까지 번지게 하는 것이다. 이런 '감동번짐'은 치아 8개 미소와 '고객님'이란 호칭으로 대변되는 일본식(혹은 이제 한국식이 된) 깍듯한 친절이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다.

경제에 있어 필자는 트리클 다운 효과를 믿지 않는다. 그러나 정서적인 면에서 트리클 다운 효과가 가능하다고 믿는다. 다시말해 사랑받고 감동받아 본 사람이 사랑할 줄 알고 감동줄 줄 안다는 거다. 고로 고객을 감동시키려면 먼저 직원을 감동시킬지어라.


이 글을 재밌게 읽으셨다면, 아래 손가락을 눌러주세요.
제겐 홍삼처럼 힘이 나게 해주는 추천이랍니다! >_<

Writer profile
author image
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Footnote.
  1. 대필을 쓰지 않고 직접 썼다고 한다. 고등학교 작문 선생님이 보면 기겁할 문법으로 썼다고 하나, 번역본에서는 이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 [Back]
  2. 우리나라는 다음날 배송이 거의 원칙이 되었지만, 미국은 거대한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여서 차량배달로 하루에 도착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빠른 배송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 [Back]
2010/11/15 00:58 2010/11/15 00:58

Trackback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