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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2 지금 용서하고 지금 사랑하라 (9)
지금 용서하고 지금 사랑하라
(조연현, 비채, 2006)
이 여행의 주인공들은 한국의 대표적인 종교들을 받치고 있는 여성 성직자들이다.
불교의 비구니 스님, 카톨릭 수녀님, 성공회 수녀님, 원불교 교무님.
그 분들이 모여 네 종교 뿐 아니라 세계의 다른 성지까지 둘러보고 오는 아름다운 여행기다.

서로 다른 종교에 봉사하는 분들이 만났으니 마냥 아름다울 수는 없다.
아무리 고고한 마음을 지닌 성직자고 열린 마음을 가졌다한들,
고기 좋아하는 수녀님과 먹을 것을 따져가며 나누어 먹어야하는 스님들이 한 상에서 밥 먹기가 쉽겠는가.
아무리 달라이 라마가 다른 종교 성지에 갈 때는 그 종교의 신자들의 마음을 가지고 가야한다고 말한들,
그게 말처럼 쉬이 되겠는가.

그렇지만 각 종교간의 규율을 뛰어넘어 모든 종교가 이야기 하는 것이 결국엔 사랑이고 자비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불교 신자라도 골고타 언덕에서 눈물 흘릴 수 있다. 카톨릭 신자라도 "원한은 원한에 의해 갚아지지 않는다"라며 정적의 폭력에 비폭력으로 맞서다 죽은 가나제바의 이야기에 뭉클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슬람 원리주의든, 청교도의 복음주의든, 또 어떤 식의 종교이든 종교적 원리를 들이밀며 폭력을 행사하는 모든 단체는 사이비다. 면죄부를 팔고 십자가 전쟁을 일으키고 홀로코스트를 방임했던 역대 바티칸과 카톨릭신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 모습은 예수를 못박았던 율법학자들, 간디를 죽였던 힌두교도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극우 신자들은 이교도를 '적'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그런 '적'을 감싸는 자신들의 종교지도자들을 죽인 것이다.

이교도를 진정 감싸는 것은 존중에서 시작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점이 부끄러웠다. 이제껏 나는 다른 종교들을 존중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종교의 신자들에게 성당가자고 볶지 않으니까 나는 그들의 종교를 존중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다른 종교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모든 종교가 끝내 가르치는 것은 모두 하나야'라고 입으로만 쫑알대는 것은 존중하는 척이고, 무관심이다. 우리는 다른 종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나는 부끄럽다. 성공회가 무슨 뜻인지도 몰랐고, '교무'라는 직책도 처음들어보았다. 참 무지했다. 여전히 무지하다. 반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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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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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2 09:21 2009/09/1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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