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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11 조선의 왕, 그 고독한 정치투쟁의 권력자: 왕의 투쟁 (14)
왕의 투쟁

(함규진, 페이퍼로드, 2007)

어쩌면 우리는 '용의 눈물'로부터 이어진 사극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누구 왕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게 마련이다. 조각내버린 교과서 속 역사를 벗어나서 '스토리 텔링'으로서 시청자를 만남으로서 사람들이 역사에 흥미를 갖게 한다는 점에서는 반길 일이다. 나 역시 '용의 눈물'에서 태종 이방원 역을 열연하신 유동근님 카리스마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역사란 것을 암기과목 하나로만 만났을 수도 있다.

어느 정도 사극을 통해 이름들에 익숙해지고, 역사란 것에 정이 어느 정도 붙었다면 이 책을 권해본다.
사극이 '시청률의 정글'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역사적 캐릭터를 단순화하고 사건을 곡해할 수 밖에 없을 뿐더러, 여러 가정으로만 해석되고 있는 상황을 결정된 상황으로 묘사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갖고 있는 인물들의 이미지 역시 이러한 과정에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책을 읽다보면 그 이미지에 대치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굳이 이 책이 아니더라도, 사극이나 영화에서는 그려내지 못한 입체적인 인물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책들이 많을 테니, 용기를 내서 전공학자가 쓴 책을 찾아읽어보자. 

이 책은 조선의 대표적인 네 왕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세종, 연산군, 광해군, 정조가 이들이다.

세종


연산군


광해군


정조



이전부터 희미하게 갖고는 있었던 생각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다시금 든 생각.
"왕 자리, 줘도 안 갖는다"
폭주했던 연산군이었든, 막장 정부를 만들었던 광해군이었든, Control-freak 정조였든, 심지어는 성군이라 칭송받는 세종조차도 모두 치세 막바지에는 왕좌라는 무거운 짐에서 지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오죽하면 그가 내불당 건설을 반대하는 신하들에게 지쳐 "착한 임금이라면야 너희의 말을 따르겠지만, 나는 나쁜 임금이니 내 마음대로 하겠다"(페이지 71)라고까지 하고, 그래도 먹히지 않아 임영대군 집으로 가출까지 했다. 세종은 그래도 그나마 그 곁을 따스히 지켰던 소헌왕후가 있었지만, 대부분의 왕들은 외척과 형제를 비롯한 친족들이 가족이기 앞서 정적인 경우가 많았다. 사생활까지도 언론의 감시를 받아야했던 왕에게 진정한 휴식이 있었을까. 그들은 사람으로 살기 이전에 왕으로 살 것을 요구받았고, '천명을 거스르는 왕은 신하들이 엎을 수 있다'는 위협을 늘 가슴에 품고 살아야했던 이들이다.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저자마저도 이런 요구를 한다
"지도자는 자신이 계속 손해를 본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자기연민에 빠져서는 안 된다. 그래서는 훌륭한 지도자일 수 없다. 아니, 평범한 지도자조차 도리 수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스스로 감히 못하는 일을 지도자에게는 기대한다. 그것이 아무리 터무니없고, 지도자도 역시 인간일 뿐임을 무시하는 태도라 해도, 그런 기대에 부응하고자 있는 힘껏 노력하는 자만이 진정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 나는 소시민으로 사는 것에 만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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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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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1 02:31 2009/11/11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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