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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의 소녀

2009/11/24 19:58
운하의 소녀

(티에리 르냉, 조현실 옮김, 비룡소, 2002)

참 아픈 이야기이다.
비슷한 상처를 가진 여선생과 소녀가 서로의 상처를 감싸기까지의 긴장들이 안타깝다.

성폭력이든 성추행이든, 성과 관련된 범죄는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느끼게한다. 나 역시 참 상처가 컸다. 다행히(?) 성추행 정도의 일들이었음에도, 세상의 반에게 정이 다 떨어졌다. 그래도 머리가 큰 후 당한 일들은 그 사람을 욕하며 내 마음을 힘겹게라도 추스릴 수 있지만, 어릴 적에 어른들에게 받았던 수치감은 내 성장에 큰 장애였다. 일부러 여자답지 않게 굴었고, 사소한 일에도 불끈했다. 애꿎은 같은 반 남자 아이들에게 까칠하게 대했고, 피해의식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나의 청소년기의 오랜 부분 동안 나는 내가 이성으로부터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나를 발견해야할 시기에 나는 내 자신을 속이는 데 힘쓰고 있었다.

여선생과 소녀는 한층 더 깊고 복잡하다. 소녀는 자신을 투영하는 '눈 밖에 깜빡일 줄 모르는' 인형을 학대한다. 그의 목소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여자는, 그 아이에게 자신을 투영하는 것이 두려웠다. 그래서 도와주고 싶으면서도 한참을 주변만 맴돈다. 소녀의 엄마는 자신 돌보기도 바쁜 어린 어른이다.

"넌 어떤 순간에도, 그 사람에게 몸을 준 게 아니야, 절대로. 그 사람이 네 몸을 훔친 거야."
그 선생님이 했던 말을, 지금 이 순간에도 아파하고 있을 많은 영혼에게 들려주고 싶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여자도 좋아할 걸?"하고 있을 무개념 인간들, 당신들의 몰개념한 행각들이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지 좀 똑바로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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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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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4 19:58 2009/11/2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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