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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15 제중원: 드라마 제중원의 원작소설 (15)
제중원 2제중원 2 - 10점   
이기원 지음/삼성출판사

백정이 의사가 된다 - 시대와 함께하는 인생극장

http://elcamino.namoweb.net/tc/books2010-04-15T04:16:150.31010
천하디 천한 백정이 서양 의사가 되어 탕약과 주술만 알던 백성들에게 의료 활동을 한다.
짧은 한 줄이지만 단어 하나 하나가 눈을 사로잡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더구나 주인공 황정은 작가의 머리에서 반짝 솟아난 허구의 인물만은 아니다. 제중원에서 처음 배출한 의원 7명 가운데 한 명인 박서양이 황정의 모델이다. 정말 백정 출신이었고, 제중원에서 의사로 훈련받았으며 의료기술을 가지고 독립운동에 이바지했다. 그리고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와 조용히 눈감은 실제 인물이다.

물론 황정은 황정이지 박서양은 아니다. 유석란이나 백도양이란 인물도 가공의 인물이다. 그러나 그 시대와 함께 숨쉬는 듯 역동적인 시대를 살아가는 그들의 이야기는 마치 그 시대 제중원에 가면 이들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이 느끼게 한다. 신분의 굴레를 벗고 의사(士)가 된 황정, 여자는 애 낳고 살림하는 것을 운명으로 알아야 했던 시기 일찍 깨어 의사라는 정체성을 획득하는 유석란, 뼛 속 깊은 '사대부'를 힘겹게 털어내고 의사로 거듭나려 애쓰던 백도양.

드라마 제중원 vs 소설 제중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앞선 제중원 박서양 포스트를 읽은 분이라면 짐작하겠지만, 필자가 요즘 드라마 중 가장 열심히 보고, 가장 애착을 지닌 드라마가 제중원이다. 때문에 이 책을 구입신청한 것이었고,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드라마와 비교/대조하였다.

좀 더 긴 분량이며, 매 회 작가의 '절단 신공'을 보여야 하는 드라마에는 원작 소설에 없는 에피소드들이 많다. 좀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서인지, 로맨스도 더 많은 비중으로 들어간다(만쉐이~). 황정이유석란을 인공호흡으로 살린 것을 두고 명성황후가 놀란다거나, 또 황정이 유석란에게 반지로 구혼을 한다든지 하는 이야기는 원작 소설에는 없는 이야기들이다. 고종이 세자와 함께 궁녀복으로 입고 아관파천을 할 때 제중원 의원들이 가마꾼으로 나선다는 이야기도 원작소설에서는 매우 짧게 다뤄진다. 때문에 드라마에서는 새로운 문명이 막 자리잡기 시작하던 그 시대를 좀 더 생생히 상상해 볼 수 있다.

대신 소설에서는 좀 더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많다. 특히 그 당시 외국인들의 삶이 흥미를 끈다. 드라마에서는 (아마도 캐스팅 문제로 뺏을) 외국 의사들의 아내들도 등장하고, 외국인들이 조선 내에 이루던 그들만의 사회도 짧게나마 다루고 있다. 제 1대 제중원장이었던 Alan과 2대 원장 Heron과의 갈등, Heron과 황정 사이 갈등도 더 실감난다. Heron 원장이 Alan에게 느끼는 감정이 드라마에서는 '좋은 게 좋은' 융통성에 대한 불만 정도로 나타났지만, 소설에서는 자신의 자리를 먼저 꿰고 들어와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Alan 때문에 박탈감도 자리하고 있다.

(스포일러가 싫다면 아래를 열지 마세요)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제중원 드라마를 방영하는 화요일이다. 드라마 챙겨보러 가야하니 글을 마무리할까 한다. 소설과 드라마 중 어느 것이 더 좋냐고? 각기 장단점이 있지만, 글쎄. 드라마에 한 표다. 아무래도 원작 소설을 쓰고 나서 다시 대본을 쓰고 있는 저자이니만큼 더 많은 탈고 과정을 거쳤을 테고, 무엇보다 한혜진이 예쁘고, 박용우의 웃음이 좋다+_+ 연정훈의 기럭지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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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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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15 13:16 2010/04/15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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