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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Read 다윈

2009/09/29 18:09

How to Read 다윈

마크 리들리, 김관선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07

비슷한 두께의 How to Read 히틀러가 '끝까지 읽어야지'라는 의지로 힘겹게 책장을 넘겼던 데 반해,
이 책은 하루만에 다 읽었다.
인문사회과학부의 워크샵을 다녀와서 다윈이란 이 위대한 사상가(!)에게 꽂힌 덕도 물론 작용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윈의 깊은 사상과 그 것을 매끄럽게 잘 표현해 낸 탁월한 그의 원전 덕택이다.
(정말, 히틀러의 글은... 내가 난독증인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그는 인문 교양을 갖추었으며 자신의 이론을 모든 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넓은 시각을 갖춘 (다시 말하지만) 사상가이다.
워크샵 이전까지 내게 다윈은 '진화론 주창자'였을 뿐이었다.
그에 관해 아는 것은 '자연선택설' 이론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가 <종의 기원> 외에도 수많은 책를 저술했다는 것도 몰랐고, <종의 기원> 원전의 일부도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저 <종의 기원>은 시험을 위해 암기해야 할 책 이름이었을 뿐.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열린 학자적 마인드에 감동하는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웠다.
한국식 과학수업의 좁디좁은 폭이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다윈 뿐 아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대화'의 한 구절, 뉴튼의 '프린키피아' 한 구절을 교과서에서 본 적이 있는가? 아니, 그보다 훨씬 최신작이고 아예 대중을 타깃으로 나온 '이중나선' 한 구절이라도 소개되었는냐 말이다. (있을지도 모르겠다만, 적어도 내가 본 교과서, 참고서엔 단 한 줄도 없었다) 그들이 만들어놓은 결과물만 머릿속에 집어 넣기 급급했지, 그 이론이 나오기까지 그 사람들이 어떤 점을 고민했는지, 어떤 사상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인지, 그 이론이 사회에 그리고 후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진지한 생각을 해볼 단서를 던져줘 본 적이 있는가.
우리나라 이공계 학생들이(나를 포함하여) 글쓰기에 취약한 건 사실 '생각하기'가 취약하기 때문 아닐까.
결과를 분석하는 기계적인 일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그 결과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지 사유하는 방법에 무지하지 않은가. 그런 관점에서 다윈의 <종의 기원>이나 <인간의 유래>,<인간과 동물의 감정표현>등은 탁월한 지침서라 생각한다.

다윈은 복잡하고도 어려운 것을 논리적으로 풀어나가는 데 천부적인 소질이 있었다. 따라서 그가 역사에 미친 영향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다윈의 책을 읽는 것은 매혹적인 일이 될 것이다. 여러분은 사적인 대화를 나누듯이 편안하게 다윈의 글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윈은 사고의 폭이 넓고 독창적이었으며 다른 이를 자극해 뭔가를 하게 하는 능력이 있었다. 그러한 다윈의 사상을 만나기란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다.
 -저자 머릿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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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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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9 18:09 2009/09/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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