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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8 아름다운 비즈니스: 폴 뉴먼의 아주 특별한 사업 이야기 (11)
아름다운 비즈니스

(폴 뉴먼, A.E. 허츠너, 윤영호 옮김, 세종연구원, 2006)


폴 뉴먼, 내게는 낯선 이름

Paul Newman

폴 뉴먼

우선 고백 하나. 나는 폴 뉴먼이 누구인지 알고 이 책을 집어든 게 아니었다. 그의 이름은 (적어도 기억하는 바로는) 처음 들어봤고, 그래서 "유명인의 이름을 딴 상품이라고 성공하지 않습니다"하는 식의 충고를 들었다 할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해야했다. 그저 언급되는 인사들주1들을 통해, '아, 많이 많이 유명한 배우인가 보군' 했을 뿐. 방금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작년 암 투병으로 죽기까지 총 영화 61편을 찍었다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보기 힘든 TV 시리즈에서도 인기가 많았나보다. 그러나 어쩌랴, 전 세계에서 여심을 흔드는 배우들이 눈뜨면 새로 생기는 게 요즘 세상인데주2 폴 뉴먼은 내가 태어난 해에 벌써 지천명을 넘기셨으니, 그가 출연한 영화를 보았어도 그 이름을 기억해야겠다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뒤늦게 본 책날개 첫 줄 "그가 51편의 영화와 4편의 브로드웨이 연극에 출연한 영화배우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이 민망해진다.


100% 무방부제 천연재료 샐러드 드레싱

폴 뉴먼도 모르면서 이 책을 집어들게 만든 키워드는 "100% 천연"이었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나는 이런 표현에 잘 혹하곤 한다.  이는 내가 직접 체험을 통해 효과를 얻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순비누

순비누 제품

내 체험은 식품을 통해서는 아니고, 비누를 통해서였다. 지금은 절판되었는 지 찾아보기 힘든 책인데, 같은 저자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화장품, 얼굴에 독을 발라라' 류의 책을 통해 알게 된 순비누다. 비록 지금은 귀차니즘과 여러 현실적 제약 때문에 샴푸로 머리를 감고주3, 가끔 린스를 써주고, 스타일링 때문에 젤 정도는 쓰고 있다. 기분 내고 싶은 날에는 색조화장도 가끔씩 한다. 그러나 확실히 계면활성제로 이루어진 클렌징 제품 대신 순비누를 쓴 이후로 피부가 좋아졌다 소리를 꽤 들었고, 언니와 가까운 친구에게 비누를 선물했을 때도 꽤나 호평을 받았었다.

식품도 비슷하리라. 안타깝게 클렌징 제품에 비하면 오히려 순비누가 저렴한 세정제품 시장과 달리, 천연재료/웰빙이란 이름이 붙으면 식품 값이 껑충 뛴다. 때문에 좋다는 걸 알면서도, 여전히 농약과 인스턴트와 각종 화학조미료를 먹고 살고 있다. 그나마도 "천연" 내지 "웰빙" 이란 이름을 단 제품들도 대부분 보존료와 정제당에서 자유롭지 않다. 가끔 이런 것마저 뛰어넘는 괜찮은 녀석들이 눈에 보이긴 하지만, 대부분 가격표를 보고 나서 조용히 내려놓게 되는 신세다.
(이런 방면의 이야기를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안병수 소장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을 추천한다. 안소장은 유명 제과업체에서 일하다 인스턴트 제품들의 폐해를 알게된 후 사직하고 지금은 그가 세운 후델식품식품건강연구소의 소장으로 있다. 이 책은 평생 과자를 달고 살았던 필자를 3~4년 전쯤 읽고나서달 가까이 과자를 끊게 해주었다는. 물론 지금은 다시 그 달콤한 유혹에 다시 넘어가 살고 있지만.)


환자이기 앞서 아이일 뿐인 아이들

한나의 선물
사실, 이 부분은 쓰기 조심스럽다. 내 가까운 사람들 중에 소아환자가 없기 때문에 얕은 지식으로만 썼다가 오히려 그 아이들과 가족 분들께 마음에 상처가 생길 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아픈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한나의 선물'의 주인공 '한나'를 떠올린다. '한나의 선물'은 내 고등학교 시절 내내 내 책장을 지키던 책이다. 나는 짧은 삶이지만 충만하게 살다가고, 오히려 아파하는 어른들을 보듬어주던 어른스러운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나는 나이와 상관없이 죽음을 자각하며 사는 사람의 지혜로움을 갖춘 이 작은소녀에게 많은 위로를 받았다. 이 책의 저자인 어머니 역시 참 존경스럽다. 병원에서 흰 벽과 흰 유니폼만 보다 눈감을 수 있었던 한나에게, 늘 조금이라도 더 선택의 기회를 주려하고, 목숨을 거는 한이 있더라도 아이에게 친구들과 소풍가는 기억, 맘껏 수영 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 준 어머니.

나는 뉴먼스오운(Newman's Own) 재단 사람들이 다른 아픈 어린이들에게 그런 역할을 해주었다 생각한다. 캠프를 열고, 같은 처지의 아이들을 모아서 '다른' 아이가 아니라 그저 아이로서 캠프를 즐길 수 있게 해준 그가 존경스럽다. 그리고 죽음이란 비극을 뛰어넘어 웃고 떠들고 도전하며 즐거워하는 그 아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듣는 것만으로도 나는 가슴이 벅차서 눈물났다.

Iwasaki Chihiro

ⓒ Iwasaki Chihiro

나의 멘토께서 딸 이야기를 해주시며 하셨던 말씀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엄마가 아이를 더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당신은 그렇게 생각않으시다고. 아이는 처음으로 본 사람이 부모이고, 아이에게 부모 밖에 없을 때부터 부모를 사랑했기에,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아이가 부모를 사랑할 거라고. 뉴먼스오운 재단의 캠프 카운슬러가 전한 말이 와닿았다. 부모가 아이를 보호하는 만큼 아이도 부모를 보호하고 있다. 이 아픈 아이들은 부모에게 차마 하지 못한 이야기들 - 자신이 죽고나면 어떻게 될지-을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불꺼진 방에서 이야기한단다.  

2002년에 12월까지 그의 재단이 후원하는 이런 캠프틑 미국 31개주와 아프리카 등지의 해외 28곳에 있다 한다. 그 곳에서 웃고 울며 눈빛을 총총히 빛낼 세계 각지의 아이들. 그 아이들이 캠프를 통해 빛냈던 그들의 존재감으로 세상을 더 아름답게 하리라. 그 아이들을 통해 우리가 삶의 경외감과 허무함을 배울 수 있다면, 뉴먼의 '아름다운 프로젝트'의 최대 성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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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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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
  1. 그나마도 젊은 줄리아 로버츠, 로지 오도넬, 마사 스튜어트 [Back]
  2. 필자는 지난 여름만 해도 임주환씨에게 혹해있었으면서, 가을에는 장근석 군에게 마음을 줘버린, 지조없는 팬심의 소유자다! [Back]
  3. 약 6개월 정도 비누로 감았었는데, 식초로 행구는 일과,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일은 꽤나 번거러워서 다시 샴푸로 전환했다 [Back]
2009/12/28 15:27 2009/12/2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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