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책 읽기
인생기출문제집 2인생기출문제집 2 - 10점
박웅현 외 15인 지음/북하우스

네가 좋은 걸 해라 - 꼼작없이 서 있는 수많은 20대에게.

이 책에 총 16명의 저자가 나오지만, 이 책을 관통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이 것 아닐까 싶다. 네가 원하는 걸 해라, 그래야 행복하다. 물론 '그걸 누가 몰라?'란 볼멘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돈도 벌어야 하고, 인정도 받아야할 것 같고. 하고 싶은 일과 앞 두 가지를 이루게 해 줄 일이 너무나 요원한 일일 수도 있다. 그 간극이 클 수록 고민도 깊어진다. 혹은 아예 내가 원하는 게 뭔지 모르겠는 경우도 있다.

필자도 고민이 깊었던 시절이 있다. 전공하는 디자인 분야는 내 갈 길이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내가 뭘 하고 싶은 지 뚜렸하지 않았던 시기. 졸업 연구를 시작했는 데 연구작은 점점 말아먹고 있지, 내가 가야할 길은 커녕 목적지가 어딘지 몰라 제자리에 꼼짝없이 서 있는 내 모습을 매일 보아야 하는 게 고통스러웠다. 뒤로 되짚어 돌아 나가야 하는지, 어디로 향하는 지도 모르는 채 그냥 되는 대로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 지.
이름 좋은 학교에 들어온 첫 몇 해 동안, 필자는 졸업 후 '보통 이상'의 삶을 살거란 것에 별 의심이 없었다. 졸업하고는 원하는 기업에 들어갈 거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 게 그렇게 간단치 않았다. 별다른 꿈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대기업에 들어가 하루하루 이용되는 그런 삶을 거부하는 마음이 필자 안에서 또렷히 자리를 차지해가고 있었다. 학창 시절 단련된 성실함 하나로 전공 수업에도 열심히 참여하긴 했지만, 점점 이건 내 일이 아니다'라는 심증만 찾게 될 뿐이었다.

대신 필자는 인문학 수업이 너무나 즐거웠다. 가장 필자를 잘 아는 친구 말로는 '너는 교양 수업을 전공 같이 해'란 소리도 들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수업 시작 전에 도착해 예습하고, 수업 시간에도 열심히 받아 적었다. 과제가 나오면 '어떤 식으로 풀어나갈까' 길을 걸으면서도 생각하고 머릿 속으로 시뮬레이션까지 돌려보고. 그 일이 그저 재미있었다. 이거, 심각한 일이었다. 필자는 거의 10년 가까이 필자 자신을 '이공계 인물'로 여기고 있었다. 이제 와서 '나는 인문학 쪽인 것 같아'라고 선언할 수 있을까?
1년 조금 못 되는 고민의 시간 터널을 지나와 방향 전환을 꿈꾸는 내게, 이 저자들의 말이 얼마나 큰 위로였던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 만큼, 내 삶에 활력을 주는 일이 또 어디있겠는가. 고생을 자처하는 길을 나선 필자의 등을 도닥이는 저자들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 했다.



사랑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 정답은 그 사이 어디 있지 않을까?

20대에게 어쩌면 일보다 중요할 수 있는 주제겠다. 요즘 러브러브를 하고 있는 원조 건어물녀와 달리 골방에 박혀 진짜 건어물녀가 되가고 있는 필자에겐 남의 일 같긴 하지만. 그래도 평생 이렇게 살 작정이 아닌 이상, 마음이 갈 수 밖에 없는 주제다.

흥미롭게 사랑에 대한 저자들의 생각이 조금씩 다르다. 사랑할 때 전부를 걸라는 김여진 씨나, 허아람 씨에 비해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님주1(?)은 또 '사랑이 다냐?'라며, 이 사회는 사랑이 강요된다고 한다.

같은 책에서 사랑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온다. 잠시 고민에 빠진다. '사랑'이란 뭘까. 내 인생에서 얼마큼을 차지할까? '사랑이 다인가?'란 질문에 나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아니다'라고 답하려다가, '그러니까 네가 건어물녀인 거야!'하는 목소리가 안에서부터 터진다. 흥, 그래. 내겐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그냥, 저 두 의견 사이 어딘가에 답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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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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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
  1. 팬들은 '요정님'이라는 호칭을 쓴다는 데, 블로그 상에서는 어떤 호칭을 붙여야 하나 잠시 고민 [Back]
  2. 여기서부터는 개인적으로 얼굴을 뵌 분이고 글 역시 좀 더 개인적인(personal) 부분이므로 일반적 호칭인 '씨' 대신 선생님이란 호칭을 썼다 [Back]
  3. 필자 생각엔 바톤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꽤 큰 운동인 것 같지만 [Back]
2010/08/09 01:30 2010/08/09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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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최충언 2010/08/10 1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현님, 반갑워요.^^
    누추한 블로그를 다 찾아주시고...
    좋은 시간 되셨나요? 먼저 자리를 뜨게 되어 미안했답니다.
    대전 사신다고 하셨죠?
    언제 부산 올 일이 있으면 연락 주세요~
    더운 여름 잘 나시고요.

    • 우연아닌우현 2010/08/10 16:28  댓글쓰기  수정/삭제

      저도 선생님 너무 일찍 가셔서 서운했어요!
      선생님도 더운 여름 잘 나시고요(부산은 더 덥겠네요~)
      부산 가면 연락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