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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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09/29 How to Read 다윈 (3)
  3. 2009/09/28 How to Read 히틀러 (6)
  4. 2009/08/07 How to Read 성경 (3)
HOW TO READ 성경HOW TO READ 성경 - 10점
리처드 할로웨이 지음, 주원준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http://elcamino.namoweb.net/tc/books2010-06-03T23:38:590.31010

삼년을 두고 세 번째 읽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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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는 신자가 되는 이가 받는 첫 성사다

재작년에 한 번 읽고, 작년 이 블로그를 막 시작했을 즈음 이 책을 다시 읽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다시 찾은 이 책. 책의 글자들은 그대로 였지만 그 동안 필자에게 여러 변화가 있어 그 때마다 다르게 다가왔다.

가장 분명한 변화라하면, 성당에서 필자를 부르는 호칭이겠다. 처음 읽었던 때는 혼자 성당을 비정기적으로 찾아가는 비신자주1였고, 이 책을 두 번째 읽던 때는 예비신자 교육을 받던 기간이었다. 그리고 지금 필자는 세례와 첫영성체를 모신 가톨릭 신자다.

이 책은 성공회 주교인 리처드 할리웨이가 쓰고, 가톨릭 신자이기도 한 번역가의 손을 통해 나온 책이지만 교회에 대해, 성경에 대해 (속으로라도) 한 번도 불순한(?) 마음을 가져보지 않은 신자라면 꽤 불편할 수 있다. 역사적 '오류'를 집어내고, 이후 교회가 '첨가했다고 보는' 구절들을 제시하기 때문에 '곧이 곧대로' 믿는 이들은 심장박동 수가 세자리로 올라갈 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경 속 모순들에 의혹을 품어본 신자로서 필자는 이런 책이 너무나 반가웠다. 성경에서 역사와 신학을 분리하여 볼 수 있게 하고, 성경 외부주2가 아닌 성경 내부(텍스트)에서 좀 더 분명하게 성경의 권위를 찾으려는 시도였기 때문이다.



예수가 돌아온다면 우리는 그를 맞이할 수 있을까.

어느 날 곳곳을 돌아다니며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고 회개하라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교회주3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그 사람이 가톨릭(아니면 개신교여도 상관없고) 조직 내 아무런 직위도 가지고 있지 않은 평신도라면? 물론 예수는 '하느님의 아들'이니까 비교할 수 없다고 반박할 수도 있으나 예수의 '신성'이 어느 정도 초기 교회, 특히 사도 바오로에 의해 발전된 일면이 있다.주4 그러니 예수의 '신성'을 (각자 가능한 대로) 최소한으로 접어놓고 예수의 가르침에 초점을 맞추어 보자.

예수의 가르침의 '사랑'이 그 시대 사제들과 바리사이파들에게 왜 위협적이었는가 파악하는 것은 성경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사랑'을 첫 번째로 놓는 일은 이제까지 회당을 중심으로 했던 율법 질서를 아랫 순위로 강등시키는 일이다. 더구나 이 질서 또한 '윤리'와 '제의(祭義)'로 구분하여 윤리를 제의 앞에 둔다. 사랑-윤리-제의식으로 우선 순위를 매기는 것은 예수가 안식일에도 사람을 살리는 일이었고 다윗 왕이 제사용 빵을 군인에게 준 일이며, 사마리아인이 (제의적으로 부정한) 피투성이 피해자를 살리는 일이었다. 이에 반하는 것이 코르반을 모셔놓고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부모 봉양을 퉁치는 일이고, 사람의 전통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폐기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껏 율법을 통해 권위를 가져온 사제와 바리사이들이 예수를 못마땅히 여기고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이다.

다시 예수가 살아 돌아와 우리가 아직 인식하고 있지 못한주5교회의 부족한 점을 집어낸다면, 이번엔 예수를 못 받지 않고 그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당시에도 예수를 따랐던 군중이 있었듯, 새로운 가르침에 목을 축이는 이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군중이 따르는 것과 이미 구조화 된 세력(회당이나 가톨릭 교회 같은)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다른 문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가톨릭 조직이 교황의 권위에 반기를 드는 자에게도 공정한 심판을 내릴 수 있는 지 필자도 잘 모르겠다. 회의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정말 모르겠다는 뜻이다.



매 년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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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읽는 책이지만 여전히 100%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규정을 뛰어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루카 복음의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감동이었다. 그러나 줄거리만 알고 통독해본 적 없는 구약은 그 의미가 희미하게 다가올 뿐이며, 요한묵시록은 현대 과학의 수혜자인 필자에겐 매우 난감한다. 이를 사실적으로 읽으면 안 된다는 것은 알겠으나, 어떻게 읽어야 할 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그러나 해를 넘기고 다시 읽을 때마다 조금씩 선명해지는 성경의 가르침은 얼치기 신자의 마음을 매 번 덥힌다. 아마 내년에 읽으면 성경도, 이 책의 저자가 하려는 말도 더 선명히 보이겠지.


아무런 열정도
마음의 갈등도
불확실한 것도, 의심도
심지어는 좌절도 없이 신을 믿는 사람은
신을 믿는 것이 아니다
그는 다만
신에 관한 생각을 믿고 있을 뿐이다.
-미구엘 드 우나무노

사족. 다른 포스트 때에도 부족한 글솜씨 때문에 올릴 때면 약간의 두려움이 있었지만, 이번 글은 많은 사람들에게 민감한 종교에 관한 이야기인지라 유난히 마음이 더 떨린다. 아직 부족한 뜨내기의 사고에 열폭하시는 분 없으시길......, 설마 대부모님이나 그 가족분들이 이 글을 보시진 않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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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아닌우현.

책은 삶을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매체인 동시에 삶에서 가장 쉬운 도피처라고 믿는 사람.
다른 사람이 글을 너무 잘 쓰면 배가 아픈 속 좁은 글쟁이 워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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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
  1. 비록 7살 때부터 초등학교 내내 다녔으니 꽤 오래되었으나 [Back]
  2. 성경이 증거하(려)는 존재. 즉, 하느님과 예수 [Back]
  3. 좁은 의미의 개신교 교회만을 뜻하지 않는다. 천주교 성당 역시 큰 의미의 교회다 [Back]
  4. 여기까지 쉬고 심호흡 한 차례. 열폭 댓글과 협박 메일이 오는 일이 생기진 않겠지? [Back]
  5. 마치 당시 유대인들이 윤리와 제의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고, 그래야 한다는 것 조차 잘 알지 못했던 것 처럼 [Back]
2010/06/04 08:38 2010/06/0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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